코딩은 낭만이다?
왜 자기계발을 하는가?
많은 직장인들이 오늘도 퇴근 후에 치열하게 자기계발을 한다. 자격증 준비, 투자 공부, 셀프 브랜딩 등 분야도 다양하다. 명확한 통계를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웹개발자의 경우에는 본업인 웹서비스 관련 자기계발을 하는 비중이 타 직군에 비해 높은 것 같다. 과감하게 추론해보자면 크게 아래 2가지의 동기가 있는 것 같다.
1)개발실력과 연봉이 높은 인과관계를 가지고 있다.
- 개발직군은 비교적 객관적인 정량평가가 가능하다. 자신의 업무의 결과물이 코드의 형태로 반영구적으로 기록되고 코드의 퍼포먼스를 측정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 뛰어난 개발실력을 가진 개발자는 그만큼 막대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발실력에 따라 아웃풋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다.
2)사이드 프로젝트, 혹은 창업을 하기 유리하다.
- 웹 분야는 비교적 적은 초기자본으로도 고객에게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
- 덕분에 사이드 프로젝트로 소소한 이윤을 얻을 수도 있고 (물론 수익이 발생하기 쉽지 않지만)
- 기술창업을 할 경우 내가 능력이 있다면 일단 개발자 인건비는 굳는 셈이다. (기회비용을 고려해도)
어찌 되었든 개발자에게 공부는 필수다. 원대한 목표가 아니라 1인분의 몫을 하기 위해서라도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동기는 훌륭한 당근과 채찍이 되어준다. 명확한 동기가 없다면 챗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에서 꾸준히 공부를 이어 나가기 매우 힘들 것이다. 나는 이번 글에서 나의 동기를 정리함으로써 생각을 정리하고 의지를 다지고자 한다.
나의 목적
개발자가 된 이후 꾸준히 노력해 왔다. 어쩌다 하루 쉰 적은 있어도 일주일 이상 공부를 손에서 놓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지금까지 번아웃 없이 마라톤을 달릴 수 있었던 이유는 아래 4가지 구체적인 동기 덕분이다.
현실적 이유 2가지
1) 돈을 벌기 위해
돈은 중요하다. 굳이 설명할 것도 없다. 다만 나는 물욕이 거의 없는 사람이다. 나에게 돈이란 안정적으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수준만 되면 만족이니 강력한 동기는 아니다. 물론 다가오는 AI의 위협으로부터 살아 남으려면 열심히 노력해야 하겠지만 적어도 아직은 나에게 돈이란 당근으로도 채찍으로도 크게 체감되지 않는다.
2) 프로 정신
1번과 긴밀하게 연결된 이유다. 돈을 받았다면 프로 답게 양질의 코드를 작성해야 한다. 물론 양질의 코드의 기준은 매우 주관적이며 좋은 코드가 반드시 가치를 창출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비즈니스는 끊임없이 무수한 기업이 도태되는, 굴지의 대기업도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격렬한 전쟁터다. 나에게 주어지는 월급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러므로 나는 프로 정신을 추구할 것이다. 양질의 코드를 짜는 것이 가장 최소한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고품질 코드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
낭만적 이유 2가지
1) 재미 있으니까
가장 원초적인 이유다. 대학생 때 이런저런 다양한 경험을 했지만 결국 공부가 가장 재밌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마음껏 창의력을 발휘하고 머리를 쥐어짜는 재미, 대단한 천재들이 생산한 지식을 배우는 재미야 말로 내 인생의 원동력이다. 공부가 즐거운 것도 축복받은 재능이다. 항상 나는 내가 개발자가 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25.10 추가)이 글을 쓴지 벌써 1년이 훌쩍 지났다. 그 동안 많은 경험을 했고 많은 고민을 했으며 회고 끝에 여러 글을 작성했다. 그 결과 위의 이유를 포함하여 내가 개발을 좋아하는 명확한 이유가 문제 해결 과정임을 다시금 깨달았다.
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정된 자원에서 최선의 선택을 내리는 과정 자체가 순수하게 재밌다. 여기서 말하는 문제 해결 과정은 코딩을 포함하여 기획, 리서치 등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포함한다.
한번은 자기 전, 밤에 코딩을 하다 까다로운 문제에 직면해 머리를 싸맨 적이 있다. 골치가 아팠지만 동시에 문제해결이 즐거웠던 나머지 각성 상태가 되어 잠이 오지 않아 난감했던 경험이었다. 어찌저찌 어렵게 잠이 들었지만 금새 일어났다. 코딩을 하는 꿈을 꾸었는데 우연히 해결책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덕분에 벌떡 일어나서 코드를 짜고 커밋까지 완료했다. 그러나 결국 잠이 전부 달아나 당일 컨디션을 망친 추억이었다.
2)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대학생 때부터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덕분에 사회적 문제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처럼 쉽게 풀 수 없음을 배웠다. 또한 ‘공론장의 부재’가 사회적 문제의 공통 원인 중 하나인 것 또한 배웠다. IT 기술이 발달하여 손쉽게 소통이 기능해졌지만 넘쳐나는 가짜정보와 확증편향으로 오히려 소통의 질은 떨어진 것이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이상적인 디지털 공론장이 필요하다. 디지털 공론장은 확증편향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건설적인 토론이 가능하도록 정치공학적, 인지공학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제대로 설계된 디지털 공론장은 특정 진영에게 유리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빛과 소금이 될 것이다.
성공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알아야 할 것이 너무 많다. 단순히 개발을 잘 하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고 조직의 일원으로 써 다른 직군의 동료들과 시너지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개발 방법론부터 소프트 스킬까지 다양한 경험과 성찰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때문에 실력을 갖추기 위해 나는 매일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다.